종강한 지 하루~이틀이 되었다. 푹 쉬고 방 청소를 마치고 짤막하게 생각을 남겨 본다.
참으로 고달픈 시간이었다. 내 능력을 과대평가하진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변수가 참 많았다. 그래도 학점은 어찌저찌 딱 4.0은 될 거 같다!
교직 과제, 피부염, 여드름이 날 참 많이도 괴롭혔다. 의외의 복병이었던 진화생물학도... 2학년 때에는 잠 4~5시간 +@만 잤어도 체력적으로 크게 문제가 없었던 거 같은데, 이제는 정말 힘들다. 일주일 평균 수면시간을 7~8시간은 꼭 맞춰주어야 한다. 집중력도 더 안 좋아진 건지.. 군대가기 전보다 공부 효율이 2배는 떨어졌다.
임용 말고 대학원에 가기로 결정하였다. 다만 자대로 가서 유공충을 연구할지, 아니면 서울대 균분자생태계통학 연구실을 갈지는 못 정하였다. 어찌 됐건 진화/생태/분류계통학자가 되기로 하였다. 공룡을 좋아하던 어릴 적 내가 다시 나온 것인가. 사실 식물 플랑크톤을 공부하고 싶었는데, 마땅한 연구실이 없다 ㅋㅋ. 그래도 유공충은 kingdom chromista에 속하고, 균계 정도면 내가 또 다른 깨달음을 얻기에는 충분하고, 예쁘게 생겼다(사실 곰팡이는 부패한 것들을 많이 볼까봐 좀 두렵다).
2월 말에 부랴부랴 방 구하고 이사하고 집 청소하고 자리잡고 공부하고... 찰나의 연속이었다. 25살의 반이 지난 내게는 이제 영겁은 없다. 그저 찰나가 모일 뿐.
그리고 매사 최선을 다 하되, 절대 후회는 하지 않기로 하였다. 성찰은 당연히 해야 하지만, 후회는 해봤자 감정 낭비이다.
소라황의 Track 9을 접한 지 10년이 지났다. 2절의 '평범한 불행'이라는 어구의 의미를 이제야 깨달았다. 사람들은 평범한 행복이 아닌, 평범한 불행 속에 산다. 불행이 평범하다니, 참 슬플 따름이다.
이제는 연구실도 자주 가고, 계절 끝나면 영어 공부도 하고, 거리두기 제한 완화 동향 좀 보고, 중앙 동아리 유도부도 가입해봐야겠다. 그리고 팔씨름 체육관도 조만간 꼭 가봐야지.
행복하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