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8일 수요일

캠벨 1회독이 끝났다.

 Campbell 줄여서 C.bell...............

올초에 책 사서 3월쯤에 처음 펼쳐봤었나...

그러고 이것저것 하다가 그제자로 1회독을 끝냈다...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지만 2회독을 얼렁 끝내야 하니 긴 말은 못 한다.

C.bell 이 말만 하겠다.

2020년 10월 21일 수요일

자화상 - 서정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기퍼도 오지않었다.
파뿌리같이 늙은할머니와 대추꽃이 한주 서 있을뿐이었다.
어매는 달을두고 풋살구가 꼭하나만 먹고싶다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한 호롱불밑에
손톱이 깜한 에미의아들.
갑오년(甲午年)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도라오지 않는다하는 외(外)할아버지의 숯많은 머리털과
그 크다란눈이 나는 닮었다한다.
스믈세햇동안 나를 키운건 팔할(八割)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하드라
어떤이는 내눈에서 죄인(罪人)을 읽고가고
어떤이는 내입에서 천치(天痴)를 읽고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

찰란히 티워오는 어느아침에도
이마우에 엉틴 詩의 이슬에는
멫방울의 피가 언제나 서꺼있어
볓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느러트린
병든 숫개만양 헐덕어리며 나는 왔다.

청포도 -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초혼 -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여승 - 백석

여승(女僧)은 합장(合掌)을 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佛經)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늬 산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女人)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女人)은 나어리 딸아이를 따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十年)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山)꿩도 설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山)절의 마당귀에 여인(女人)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꽃 필 자리 - 김윤이

모래바람이 붑니다
몸앓이하는 봄꽃들이 바람 속에 후드득 피고,
옥수수 까끄라기 같은 머리칼의 할마시는
난전에 나와 담배를 피웁니다
담배연기처럼 흰 아마를 두른 여인들은
이런 날씨에도 옥수수를 삶아 팝니다
제 머리뿌리 같은 것들을 좌판에 벌이는 이들도 있습니다
딴에는 숨붙이의 자식인 줄 알고 달려드는 모래 알갱이들
여인네들에게서 사온 냉잇국의
지분지분 씹히는 맛은 달싸했습니다 그런 날엔
몸살을 앓아도 좋았습니다
귓속에 들어찬 모래 알갱이가
하얀 사카린의 산등성이 쌓았습니다
싸르락싸르락 마른 살갗에
문신을 새기는 바람이 오래 불었습니다
그 세찬 바람을 뚫고 여인들은
긴긴 대상(隊商)의 행렬에서 벗어나 지친 몸 뉘었습니다
먼 산을 넘었지만
능선에는 발자국 보이지 않았습니다

부디, 꽃 필 자리에는 앉지 말아주십시오
내내 아프겠습니다

길 - 김소월

어제도 하로밤
나그네 집에
가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었소.

오늘은
또 몇 십 리
어디로 갈까.

산으로 올라갈까
들로 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 마소, 내 집도
정주(定州) 곽산(郭山)
차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공중에 길 있어서 잘 가는가?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열십자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갈래 갈린 길
길이라도
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소.

광야 -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犯)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2020년 10월 19일 월요일

방문객 -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2020년 10월 18일 일요일

제 1회 충남청년끝장해결대회 리빙랩 해커톤 후기 + 정말 다시 2상으로

제 1회 충남 청년 끝장 해결 대회 리빙랩 해커톤....
장려상도 못 받을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충남의 청년들의 생활에 관한 게 주제 아닌가??
기준이 뭔지...

그냥 충남은 우리를 담을 만한 그릇이 못 된다고 생각하자.
충남이 노잼 도시라는 것도 인정하지 못하는 공무원 아저씨들이 심사위원이니 뭐..

혹시 2회에 나가실 분들은
뭔가 혁신적인 걸 내세우려 하지 마시고
그냥 충남의 밸류를 대충 높일 주제를 생각해보세요. 다소 뻔한 걸로, 국장 정도 되는 공무원 아저씨들이 좋아할만한 걸로.
1등 팀은 천안의 버스 문제, 6등 팀은 천안의 동네 쓰레기 문제였고, 나머지는 주로 관광 산업과 관련된 주제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관광 관련 주제에 상을 주는 건 노잼도시라는 걸 인정한다는 거 아닌가?)

그래도 야식 보급품 나름 빠방하게 지원해주고, 진행위원님, 멘토님은 아주 좋았습니다.
심사위원만 쫌 그래요..

+
이제 다시 정말 일상을 넘어 2상으로!!!!!
공부랑 운동 열심히 하자.

2020년 10월 11일 일요일

정말 다시 일상으로.

 다소 길었던 추석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가려던 찰나에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재작년 1월 1일에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신 게 엊그제 같은데, 외할머니 앞에서 주저 앉아 우시던 게 엊그제 같은데.

 우리는 왜 항상 지나고 나서야 더 잘하지 못한 걸 후회할까? 살아계실 적에 더 잘해드릴 걸, 헤어지기 전에 더 사랑해줄 걸 (내가 그랬다는 게 아니고), 조금만 더 열심히 공부할 걸 등등. 아마 죽기 전에도 후회하겠지.

 이번을 전환점으로 삼아, 다시는 후회하지 않으려 한다. 정말로.

그래야 부처가 될 수 있겠지.

임시로 쓰는 CU 씨유 압도적달콤닭강정

  마늘간장이라 실망 다른 냉동닭강정이 낫겠음. 식감도 그렇고, 가격적 메리트도 없고. 가마로 승!